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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와 논문

by 해찬솔의 신학 2011. 7. 21.

 

 

 

                                   학자와 논문

                                                                                                                                                                                                                 김한영 박사

 

 학자는 강의와 논문과 저서로 존재가치를 말한다. 그중에서도 논문은 학자로서 자질과 능력, 성실도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징표이다. 모든 대학 교수들이 임용계약서에 서명하면서 듣는 첫 경구(警句)가 "논문을 쓰지 않으면 도태된다(publish perish)"이다. 논문은 많이 쓰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학자로서 왕성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다작(多作)못지않게 중요한 건 질(質)이다. 1953년 DNA의 이중나선(二重螺旋)구조를 밝혀 생명과학에 혁명을 일으킨 왓슨과 크릭의 논문은 그림 하나와 참고문헌 6개가 딸린 한 쪽 남짓한 분량이었다. 20세기를 뒤흔든 "아인슈타인"의 공식 'E=mc2 '은 특수 상대성이론 논문 뒤편에 한달 뒤 덧붙인 세 쪽짜리 부록에 들어 있다.

 

 논문의 질은 어떤 학술지에 실렸느냐와 다른 논문에 얼마나 주주 인용됐느냐로 평가된다. 과학기술 논문은 8000여개의 SCI(과학논문인용색인)급 학술지에 실려야 기본 수준을 인정받는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의 논문이 평생 인용되는 횟수가 평균 5500회, 화학상 논문이 4800회에 그칠만큼 좋은 논문 쓰기가 쉽지 않다. 인문사회 분야 학자 . 저자의 피(被)인용 랭킹은 마르크스 레닌, 셰익스피어. 성경기록자.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프로이트, 촘스키, 헤겔, 키케로 순이다.

 

 2009년 SCI급 과학기술 논문을 많이 생산한 나라는 미국(341,000건), 중국(127,000건), 영국(92,000건), 독일(89,000건)순이다. 한국은 38,651건으로 양에서는 11위지만 편당 5년간 피인용 횟수는 3.47회로 30위다. 한국연구재단이 국내 인문사회 논문 56,030건을 분석했더니 77%가 필자 자신의 후속 논문에서 조차 단 한 번도 인용되지 않았다.

 

 영남대 전기공학과 박주현 교수는 2000년부터 SCI급 논문을 170편이나 써 대학평가기관 QS의 '2011수학분야 세계 대학평가'에서 영남대를 서울대와 나란히 150위 안에 올려놓았다. 지난 5년 피인용 횟수도1288회에 이른다. 대학원생 한명 데리고 새벽부터 밤중까지 연구에만 매달린 결실이다. 대학을 옮겨보면 어떠냐는 말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서울에 있거나 지방에 있거나 학자가 연구하는 것은 똑같다. 연구는 학교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에게서 대한민국 학계의 희망을 볼 수 있는 대답이었다.

 

 

                                                                                                                                                         주후 2011.07. 21.오전02시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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