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존재
글 : 김한영 목사
꽃 향기 그윽한 봄입니다. 초여름 날씨 같은 날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말의 밤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제주도에는 유채꽃이 만발하였고, 진해에는 벚꽃으로 드리워졌으며, 이 시간 서울의 창경원에도 밤 벚꽃놀이 인파가 한 밤을 수 놓고 있을 것입니다.
봄은 우리에게 생명의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모두가 가슴 속에 싱그러운 계절의 의미를 알게 하고, 터질듯한 꽃망울에서 내일에의 의미를 가지게 합니다.
이러한 생명의 계절에 우리들의 존재 의미를 생각하며, 우리들이 추구하여야 할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산과 들에 가득히 피어나는 진달래와 개나리들은 아름다운 색갈로 계절의 뜻을 전해주고 있으며, 우리의 가슴속에 새 봄의 가치를 심어줍니다. 꽃들은 자기나름의 자세를 가지고 있으며, 가득한 향기를 온 누리에 퍼치고 있습니다. 부지런한 벌들은 꽃의 향기를 찾아 모여들고, 꿀을 모아 향긋한 꿀을 만듭니다. 우리는 이러한 계절의 언덕에서 행기로운 꽃과 같느 존재가 되기를 바라야겠습니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 모두가 어떠한 냄새이든 풍겨야 하는 존재 입니다.
성경은 이러한 냄새를 구분하기를 생명에 이르는 냄새와 죽음에 이르는 냄새로 구분하였습니다. 우리의 생활에서 향기로운 생명의 냄새를 퍼치기 위하여 우리 모두가 자신의 길을 달려가야만 합니다. 향기로운 존재는 자신의 존재 의미를 알며, 자신이 가야 할 삶의 방향을 바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죽음에 이르는 사망의 냄새를 풍긴다면 우리의 존재는 참으로 비참할 것이며 이 땅에서의 존재 의의를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남에게 해가되고, 독이되는 존재라면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우리의 존재가 가지는 참다운 방향을 알아야 합니다.
이름없는 들판에 핀 한 송이 민들레는 보는 이의 가슴에 봄의 생면을 심어주고 있으며, 우리의 시인 소월(素月)로 하여금 사랑의 노래를 부르게 하였습니다.
한 송이 꽃을 통하여 아름다운 노래를 생각하게 되고, 영원한 생명의 찬가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귀중한 일입니다. 그 민들레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아니하고 자기가 선 자리에서 자신의 일만 하고 있으며 자연을 이용하여 종족을 번식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꽃을 보는 사람들의 가슴에 감격과 신비의 꿈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가슴에 감격과 신비의 꿈을 심어 준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향기로운 존재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들이 이 땅에서 살아갈 때 남들에게 어려움과 고통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생명과 용기를 주는 향기로운 존재이기를 원하고 싶습니다.
백해무익한 존재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고통의 골짜기에 몰아넣고,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쓰디쓴 원망과 눈물을 흘리게 하며 나아가서 자신마저 비참한 자리에 이르는 존재들이 우리 주면에 없지 않아 있습니다. 우리들은 생명을 주고, 향기를 주는 존재갸 되기를 바랍니다. 아픔을 당하는 사람이 나음을 입고,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해방을 받는 생활이 이루어 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것이 있어야 우리들의 삶이 용기있는 삶이 되어지며, 자신의 본분을 다하며, 향기로운 존재로서 자기가 가야할 길을 가게 되는 것입니다.
한 송이 민들래와 같이 자랑할 것이 없다고 해도, 여기서 생명을 깨달으며 내일로 향하여 가는 진리를 알게 될 때,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하여야 할 일을 바로 하는 귀한 존재입니다.
가까이 오는 사람에게 향기를 전해주고, 싱그러움과 감격을 줄수 있다면 우리의 존재는 그만큼 가치있어질 것입니다.
향기가 없는 세상입니다. 생명있는 꽃보다 인간의 손으로 만든 조화가 더 돋보이는 시대입니다만 꽃의 향기를 흉내낼 수 없고, 민들레가 주는 생명의 의미를 발견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들이 살고있는 이 시대에 향기로운 존재가 더욱 필요합니다. 문화의 발달에서오는 각종 냄새, 배금주의 사상의 냄새,속에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냄새없는 민들래 이지만 변합없이 우리에게 희망과 봄의 환희를 알려주는 꽃을 그리워 합니다.
봄이 깊어가는 여름이 오면 우리들의 주변에는 향기없는 아름다운꽃, 향기있는 아름다운꽃들이 가득할 것입니다. 향기는 없어도 기쁨과 희망을 주는 흔하디 흔하지만 끈질긴 생명력과 초라한 모습에서 우리의, 아니 나의 삶을 결부시켜 보아야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꽃을 찾아 산으로 들로 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꽃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 아름다움과 향기에 감격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만 합니다. 우리들이 추구해 가야하는 것은 그 꽃들이 향기를 품듯이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서 향기로운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민들래는 가만히 있어도 자신의 향기나 아름다움을 나타냅니다. 자기를 자랑하지 아니하고 남들에게 자기의 무엇을 내세우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때가되면 벌들이 모여들고 나비들이 모여들어 생명을 노래하며 향기를 얻어갑니다. 마치 겨울철 난로가엔 오라고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처럼 그런 난로와 같은 인간이 되어야만 하겠습니다.
우리들도 향기로운, 불이 없어도 훈훈함을 만끽 하는 난로같이 귀한 필요한 존재가 될 때 다른 사람을 감화 시키며, 약동하는 꿈을 줄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생명의 향기를 발하는 존재입니다. 죽어가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향기로운 감격을 주면서 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마음에 상처받은 사람이 와서 따뜻함을 얻을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향기로운 꽃의 계절이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 향기를 나타내기 위하여 최선을 다 하여야 하고, 한 송이의 민들레에서 생명의 의미를 발견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의 주변에 그윽한 향기를 가진 꽃도 있지만 민들레는 향기는 없지만 이 꽃에서 의미를 발견해야만 합니다.
한 송이의 보잘 것 없는 민들레 꽃에서 위대한 진리를 배우며, 우리 모두가 이것을 기쁘게 받아들여야겠습니다.
밤이 깊어가는 이 밤에 우리들의 가슴에도 향기로운 냄새가 가득한 한 해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주후2012년 05월 05일 토요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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