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여행
김한영 목사
영국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는 1895년 소설 ‘타임머신’을 발표했다. 그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가는 타임머신을 상상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퀴살이나 허공을 날아가는 총알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사람들은 타임머신을 인식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소설의 시간 여행자는 3000만년 뒤로 가 동식물이 다 사라져 폐허가 된 지구에 내린다.
1905년 아인슈타인은 특수 상대성이론을 통해 “질량을 가진 물체는 빛보다 빠를 수 없다”고 했다. 빛은 초속 30만 km로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돌 수 있다. 아직 인류는 빛보다 빠른 입자를 찾지 못했기에 타임머신을 만들 수 없다. 그러나 ‘웜홀’(wormhole)이론을 내세워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옹호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훰홀’이론이란 벌레가 사과의 중심을 뚫고 가면 반대쪽에 빨리닿듯, 우주 속에도 시공간이 단축되는 구멍이 있다는 얘기다. 우주과학자 ‘칼 세이건’이 쓴 소설에 바탕을 둔 영화 “콘택트”가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한다. 주인공은 우주선으로 웜홀을 통과해 16광년(光年)이나 떨어진 별에 간다. 그가 자신의 시계로 40시간을 보낸 뒤 다시 웜홀을 거쳐 돌아오니 그사이 지구에선 단 몇분만 시간이 흘렀다. 주인공 입장에서 미래로부터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셈이다.
‘스티븐 호킹’은 지난 5월 “인류가 미래로 시간여행을 가서 황폐해진 지구를 되살리는 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백만년 뒤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나는 우주선이 개발되면 그 속에서의 하루는 지구에서의 1년과 맞먹는 것”이라며 “가속운동을 하는 물체 주변에선 시간이 느려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원인이 결과에 앞서야 한다는 기본원칙에 어긋나 불가능하다”고 했다. 영화 ‘터미네이터’나 ‘백 투 더 퓨처’처럼 과거로 가는 일은 없다는 얘기다.
몇일전 유럽 입자물리연구소는 “빛보다 빠른 입자를 포착했다”며 상대성이론을 뒤집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이론적으론 초광속 물질로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물리학계에선 실험 실수라는 지적이 많다. 원래 과학은 반증(反證)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전 세계 학자들이 상대성이론 논쟁을 벌일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과학에 흥미를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주후 2010년 0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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