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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괴산(槐山) 산막이 길

by 해찬솔의 신학 2011. 5. 23.

 

 

 

                               괴산(槐山) 산막이 길

                                                                                                                                                                                                                    김한영

 

 는다는 의미의 '보'(步) 자를 뜯어보면 재미가 있다. 그칠 지(止)에다가 젊을 소(少)의 의미가 있다다고 해석된다. '그치면 젊어진다'는 뜻이 아닌가. 걷는다는 것은 곧 그친다는 것이요 젊어진다는 것이다. 요즘  신문 광고에 아웃도어용품 광고가 유난히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사람들이 이제 그만 쉬고 싶고 걷고 싶다는 욕구를 말해준다. 전국의 걷는 코스를 돌아보니까 제주도에는 올레길이 있고, 지리산에는 둘레길이 있고, 충청도 괴산에는 '산막이 길'이 있었다.

 

 제주의 올레길은 대부분 바닷가를 끼고 길이 나 있다. 약초도 해풍을 맞아야 약이된다. 염기가 함유된 해풍을 온몸에 맞을 수 있는 올레길은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바닷바람은 뭉쳐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작용이 탁월하다. 특히 화가 뭉쳐서 울화병 기운이 있으면 올레길이 좋다. 지리산은 산길이라서 포근하게 품어주는 기운이 있다. '인자요산(仁者樂山)'이라고 하듯이 산의 기운은 사람을 어질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기운이 충만해야만 화를 안 내고 어질어진다. 기운이 모자라면 화를 자주 낸다. 산은 사람의 고갈된 원기를 보충해주는 작용을 한다.

 

 얼마 전에 충북에 있는 괴산호의   산막이 길을 알아보니까 약 4km거리라고 한다. 호수의 물은 같은 물이지만 바닷물과는 약간 다르다. 소금기의 차이에 있다. 소금기가 없는 호수의 물은 마음을 가라앉히면서도 섬세하게 다듬어주는 것 같다. 이 길은 물도 보고 산도 같이 느길 수 있는 수륙양용(水陸兩用)의 길이다, 산막이 길은 본인 같이 글을 대하는 사람에게는 글감을 다듬는 사색을 하기에 적당한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의 기운과 물의 기운을 양쪽에서 동시에 받으면 균형을 잡아준다. 음기도 보(補)하고 양기도 보하는 셈이다. 사색은 결국 생각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고 그 균형은 이런 길을 걷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원래 이 괴산호 일대는 조선시대 노론(老論) 명문가들의 야외정원이었던 구곡문화(九曲文化)의 중심지였다. 과연 풍광이 좋다. 호수 뒤의 비학리(飛鶴里)산도 문필봉이고 그 앞산인 군자산(君子山)도 문필봉이라서 인물 많이 나올 터임이 분명하다. 한국은 전국에 명당이 많은 나라이다. 우리 국민이 많은 등산에 오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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