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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대통령은 국민에게 항복할 필요없다

by 해찬솔의 신학 2008. 6. 1.

 

 

                     대통령은 국민에게 항복할 필요 없다.

 

 

李明博 대통령의 취임 100일이 다가오자 신문에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훈수가 쏟아지고 있다. 국가를 분열시키는 일에 전념해온 좌파정권의 高官 출신들까지 등장하여 참견을 한다. 충고 내용들이 워낙 원론적이고 파격적이고 상호모순적이라 李 대통령이 이 훈수대로 하다가는 망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盧泰愚 대통령 시절에 기자들이 만나서 한 농담이 있었다.

"야당이 하자는 대로 하면 가장 빨리 망하고, 신문 사설대로 하면 두번째로 빨리 망한다."

가장 자주 등장하는 충고는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는 것이다. 대통령 치고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문제는 '국민들의 말'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5000만 국민들의 말은 다 다르다. 이를 통계적으로 집약한 것이 여론조사이고, 언론이다. 문제는 여론조사와 언론을 믿을 수 있느냐이다. 그 여론이 명백하게 國益과 진실을 떠나 있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이다.

이런 충고를 하는 사람은 국민들을 至高至善한 존재로 본다. 국민들은 항상 옳은 생각만 하고 선동에도 속아넘어가지 않는 성스러운 존재이다. 오늘 한 조간신문에 실린 한 교수의 칼럼에는 연일 계속되는 미국産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대하여 언급한 이런 내용이 있다.
<야당이나 反美·좌파세력의 선동 때문이라고 치부할 일도 아니다. 그런 선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그런 선동에 놀아난다고 생각한다면 잘못 짚은 것이다>

문제의 시작은 미국産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선동한 방송이었고, 이를 반미단체가 활용했으며, 이들의 촛불 시위를 방송이 선전해주고, 무능한 정부가 야간 불법시위를 문화제라고 치부하여 허용해주고, 대통령이 무조건 사과하고, 불법시위는 도로점거로 악화되고, 여기에 이명박 정부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합류했다.

이런 사실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국민들은 선동에 넘어가지 않는 존재이니 그 국민들에게 항복하라는 것이 이 論者의 주문이다.

국민에게 귀를 기울여라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충고가 국민에게 항복하라는 말이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항복하라니? 무슨 방법으로? 국민중엔 반역자도 있고, 범죄자도 있고, 철부지도 있고, 선동에 속아 날뛰는 이도 있고, 거짓말장이도 있고, 금치산자도 있다. 이들에게도 대통령이 항복해야 하는가? 그런 사람말고 정말 좋은 국민에게만 항복하라고? 그런 좋은 국민들을 어떻게 골라내는가? 그런 국민이 대통령의 항복을 받아주도록 어떻게 하면 좋은가?

국민이란 낱말에다가 모든 위대한 의미를 다 붙여놓고는, 그리하여 국민을 우상으로 만들어놓고는 대통령을 향해서 무조건 무릎을 꿇어 절하라고 충고하는 격이다. 이런 글을 읽은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쓴 웃음을 지으면서 쓰레기통으로 구겨넣어버리지 않을까?

그러면 대통령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李明博 대통령은 용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용기는 모든 정치적 덕목의 어머니라고 한다. 그가 위기로 몰린 것은 나쁜 짓을 많이 해서라기보다는 용기와 신념을 발휘하지 않아서이다. 사람은 생각이 달라도 용감한 사람을 존경한다.

대통령의 용기는 어떻게 표현되는가? 말과 法, 즉 공권력 행사를 통해서이다. 대통령이, 나쁜 국민들의 선동과 사기와 폭력에 대해서 법을 엄정하게 집행하지 않는 것만큼 나쁜 행위는 없다. 이는 범죄적 행위이다. 그런 공권력 행사는 그러나 진실에 기초해야 한다. 진실, 正義(法), 자유가 대한민국 헌법의 본질적 가치이다.

대통령의 용기는 이념적 뒷받침이 없으면 생길 수 없다. 李明博 대통령은
이제 엉터리 실용노선을 버릴 때이다. 이념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념이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