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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다빈치코드'의 사해사본 이야기는 진실?

by 해찬솔의 신학 2008. 5. 10.

 

                예수결혼설 주장 ‘다빈치코드’의 사해사본 이야기는 진실?
                             Q&A로 알아보는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

 

 

 

그 중요성에 비해 그리스도교 교인이나 일반인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는 전시회가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진행중인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의 기원전’이 그것이다. 오는 6월4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서는 금세기 그리스도교에서 이뤄진 최대의 발견이라는 사해사본의 일부 진본을 비롯, 사해사본을 동굴 속에 숨긴 공동체의 유물과 예수의 발자취 등 그리스도교 초기 역사와 관련된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굳이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상당한 수준의 그리스도교 성지 순례가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겉으로 드러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 1947년 이래 이스라엘 사해 서안 지역의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사본이야말로 성서와 그리스도교가 가진 수많은 비밀의 해답에 대한 실마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지기에 따라 성서와 그리스도교의 역사 등에 대한 지식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요르단 문화재청과 사해사본 재단 등의 협조를 얻어 이 전시를 진행한 사해사본전시 사무국은 전시를 앞두고 국내외 석학을 초청, 특별강연을 진행한 뒤 최근 그 결과를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의 기원’(임마누엘 토브 외 12인 지음, 임미영 엮음, 쿰란출판사)이란 제목의 책으로 출간했다. 전시회와 책의 출간을 계기로 사해사본과 성서, 그리고 그리스도교의 역사 등과 관련된 일부 의문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 사해사본이 무엇인가.

“1947년 이스라엘 사해 주변 11개 동굴에서 발견된 성서와 성서주석, 종교적 규율, 그리고 위경(僞經) 등 900편에 가까운 다양한 문헌들을 말한다. 파피루스나 양피지 등에 히브리어, 아람어, 헬라어, 나바트어 등으로 기록된 이 문서는 기원전 250년에서 기원 후 68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본이 발견된 동굴 주변이 쿰란공동체의 유적지인 ‘키르벳 쿰란’언덕이어서, 이 일대에서 발견된 사해사본을 ‘쿰란사본’, 또는 ‘쿰란문서’라고도 한다. 쿰란공동체는 로마군의 예루살렘 성전 파괴(서기 70년)라는 위기 상황에서 사본을 동굴에 숨겨놓고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 이 사본이 왜 중요한가.

“여기서 발견된 성서는 현존 최고의 구약성서 사본으로, 이전까지 최고의 사본으로 알려져 있었던 알렙포 사본(925년경)이나 레닌그라드 사본(1008년경)보다 무려 10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사본을 기록한 쿰란공동체는 예수 생존 당시에 실존하던 유대인 신앙공동체로, 쿰란 일대에서 여러 문서와 유물을 통해 유대인들의 종교사상과 생활 방식, 풍습과 조직 등에 대해 많은 정보와 지식을 남겼다.”

― 사해사본에서 신약성서는 발견되지 않았는가.

“그렇다. 신약성서와 관련된 경이적인 발견으로는 1945년 이집트 나일강 상류 나그함마디 지역의 자발 알 타리프 절벽에서 발견된 ‘나그함마디 문서’가 있다. 13개의 파피루스 묶음(코덱스·codex)으로 구성된 이 문서에는 ‘도마복음’을 비롯해 진리복음, 빌립복음, 마리아복음, 요한비서, 베드로 행전 등 그리스도교에서 이단시해온 영지주의 위경이 포함돼 있어 세상에 공개되는 데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1977년에는 콥트어(헬라어 알파벳으로 표현된 고대 이집트어)로 기록된 나그함마디 문서 전체가 영역 출판돼 이제는 누구든지 볼 수 있다.”

― 정경(正經)과 외경, 위경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정경의 라틴어 ‘캐논(canon)’은 ‘표준 모델, 또는 척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신·구약성서에 포함된 경전, 즉 정전(正典)을 말한다. 이에 비해 외경은 헬라어 형용사 ‘아포크리포스(apokryphos·감추어진)’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 구약의 ‘70인역’(BC3~2세기, 유대인 12지파에서 나온 72명의 학자가 히브리어나 아람어 등에서 번역한 헬라어 성경)에는 포함됐으나 정경에는 포함되지 않은 성경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위경은 ‘거짓된 경전’이란 뜻이다. 신약 정경인 27서는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한 뒤 아리우스와의 투쟁에서 승리한 아타나시우스가 서기 367년 확립한 것이다. 그러니까 그리스도교 초기에는 정경, 외경, 위경이란 개념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정경과 위경의 구분 기준으로 아타나시우스는‘신적인 영감’을,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사도저작성’과 ‘오직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함’등을 들었으나, 실제 정경 확립에는 이런 기준보다 교회의 이해 관계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 나그함마디 문서는 신약 정경 27서가 확립된 뒤 금기시된 성서(위경)를 숨겨놓은 것이다.”

― 그럼 현존 성서의 내용들이 신적인 영감, 또는 계시에 의한 기록이 아니라는 이야기인가.

“성서의 기록이 성령의 계시에 의한 말씀이어서 절대 신성불가침이란 주장은 문제가 있다. 신약성서의 헬라어 사본만도 5500개가 넘는데, 이 사본 중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만 봐도 그렇다. 1515년 사상 최초로 헬라어 성경을 편찬, 이를 인쇄 출판한 에라스무스는 자신이 가진 헬라어 성경 사본에서 빠진 부분을 라틴어 성경에서 그리스어로 역번역하기도 했다. 그 유명한 ‘흠정역 킹 제임스 바이블(1611년 영문판)’은 에라스무스의 성경을 조금 수정한 판본을 저본으로 한 것이고, 그 이후의 성서도 모두 수없는 수정, 개정을 거친 것이다.”

― 이렇게 성서의 수정, 개정이 많았다면 정확성에도 문제가 있지 않겠는가.

“성서 사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본의 서로 다른 내용은 대부분 필사 과정에서 생긴 오류로 밝혀졌다. 그러니까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하기 이전의 파피루스 단편과 9~11세기의 성서 사본에서 내용상 본질적인 차이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다 지난 200년간 이뤄진 성서 사본과 본문 연구는 신약성서의 본문 전승이 상당히 정확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최근의 성서는 이들 사본을 엄정하게 비교 검토하면서 원문에 가까운 내용을 회복한 것들이다. 하지만 나그함마디 문서의 도마복음 같은 것은 현존 신약과 상당 부분 다른 것으로, 오랫동안 잊어진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유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소설 ‘다빈치 코드’에도 사해사본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어떤 내용이 허구인가.

“‘다빈치 코드’에서는 사해사본이 예수의 선교를 매우 인간적인 용어로 서술한다는 것으로 돼있으나 이 사본에서 예수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부분은 없다. ‘다빈치 코드’에서는 또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하고 둘 사이에 아이가 있었다고 말하나, 사해사본은 물론이고 고대 문헌 어디에도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하거나 성적인 관계를 가지거나 아이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 소설에 나오는 예수의 결혼설 등은 대부분 전설이나 상상에 근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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