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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밟으며

by 해찬솔의 신학 2013.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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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을 밟으며

 

                                                                                                                                                             김한영 박사

9월의 마지막 주말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거리에 딩구는 낙엽들은 지나간 날들의 파편처럼 우리들의 가슴을 적셔오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들이 나의 모습처럼 보일때가 있으며, 생활의 현장에서 지친 하나의 분신같이 생각되어지기도 합니다.

낙엽이 주는 여러가지 의미들을 가슴에 새기며 깊어가는 이 밤에 우리들의 마음의 등불을 밝히 켜고 싶습니다.

세월이 가면 모든 것이 역사의 장막속에 감추어지지만 그래도 변치 아니하는 사랑의 불꽃은 겨울의 아픔을 태우며 새로운 생명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낙엽은 추억과 슬픔처럼 우리에게 밀려 옵니다. 지난 세월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하나의 전설로 변하여 가는 고통의 날들에도 그래도 한가닥 변치 아니하는 바램이 있어 나의 가슴은 크나큰 소망으로 충만한 것입니다.

밤이 깊어가면 우리의 옷자락 사이에 스며드는 추위도 우리의 몸을 얼어붙게 하겠지만 저기 보이는 불빛은 낙망의 고통에서 소망의 언덕을 바라보게 하는 크나큰 힘입니다.

우리들의 생활은 주어진 여러가지 여건 속에서 좌절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지만 더 큰 희망의 등대가 있기에 절망의 계곡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낙엽을 밟으며 깊어가는 이 밤에 우리의 가슴 속에서 솟아나는 영원한 사랑의 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은 사랑하기도 잘하고 배신하기도 잘 합니다. 남의 단점을 발견하기도 잘하고 이것을 비방하기도 잘 합니다.

이와 같이 일들의 연속은 우리로 하여금 좌절의 자리에서 고통을 당하게 하고, 영원한 세계를 버리고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도 합니다.

안일에 탐익하고, 향락에 혼을 빼앗기는 고통을 이기려하는 몸부림이 우리 속에 있기에 오늘도 스스로를 되돌아 보며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우리를 배신할지라도 우리를 배신하지 아니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나를 외면할지라도 그 분은 나를 아껴 주시고 품어주시고 위로하시며, 나의 눈에서 눈물을 씻겨 주십니다.

외롭고 안타까울 때 그 분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실컷 울어보고싶을 때가 있습니다. 모두들 나에게 돌을 던질 때 그분은 그 돌을 몸으로 막으시며 나를 지켜 주십니다.

그분이 계시기에 나는 용기를 얻습니다. 그분이 계시기에 한 걸음씩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깊어가는 이 밤에 그분은 나의 곁에 계십니다. 보이지 않는 힘으로 나를 지켜주시고 계십니다. 공기로, 사랑으로 나를 에워싸고 계시는 분입니다.

수없이 막힌 벽을 뚫고, 기나긴 슬픔의 강을 넘어 위로의 손길을 펴시고 나르 품에 안아 주시는 사랑하는 님이 있습니다. 우리사이에 수많은 담이 가로막고, 끝없는 벽이 멀어지게 할지라도 공기처럼 이것을 넘어 오시는 분이시기에 나의 가슴을 열고 그분을 영접하는 이 밤입니다.

외로움이 더하여 갈수록, 창밖에 찬 바람이 더 불어 올수록 그분의 강한 힘이 그리워지는 밤입니다.

우리들은 낙엽을 밟으며 영원히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을 뜨겁게 영접하여야겠습니다. 나의 전부를 드리고, 가장 소중한 것을 드리며, 그를 나의 자랑으로 삼아, 이 세상에서 나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그분만을 따르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하여지는 이 밤입니다.

나의 삶이 무엇입니까? 들의 풀과 같고, 풀의 꽃과 같은 삶이 아닙니까? 더운 기운이 불면 말라 버리고 시들어 버리는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그 속에 새 생명이 심어질 때 위대한 역사를 이루게 됩니다.

자랑할 것이 없는 나의 생활일지라도 남들이 가지지 못한 강하고 뜨거운 사랑이 있기에 이것을 제일의 자랑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하나의 모닥불이 되어 얼키고 설킨 삶의 이야기들을 가슴에 간직하고 그것에 하나의 불씨가 당겨지면 위대한 생명의 역사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벌써 9월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몇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무엇을 하였으며, 어떤 결실을 얻었는지 우리 스스로가 생각해 보아야 하는 이 밤입니다.

새해를 시작할 때 거창한 계획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 해가 얼마남지 않은 지금 이 순간 지난 9개월을 되돌아 보면 어떤 결실이 있었는지 다시금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앞으로 남은 두어달만이라도, 사랑하는 이를 뜨겁게 사랑하고 싶으며, 소외 당한 이들을 위해 함께 울어보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하루가 가면 또 하루가 오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하루에서 우리는 보람을 찾고, 생명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해야 우리의 삶이 영원을 달리고, 우리의 생명이 더 큰 결실을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남지 않은 이 해가 가기 전에 우리들의 가슴 속에 있는 사랑의 부채를 갚아야 할 것입니다. 큰 사랑을 받고도 작은 사랑을 베풀지 못한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아야 하며, 나의 정성으로 사랑의 한 부분이라도 이루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깊어가는 동산에는 낙엽 구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리의 가슴도 구르고 우리의 인생도 굴러가고 있습니다. 낙엽 구르는 소리를 들으며 나의 참 모습을 다시금 발견하는 이 밤이 되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음성을 들으며, 사랑하는 이에게 나의 가슴 밑 바닥에서 나오는 사랑의 고백과 호소를 드리며, 그분의 힘으로 내가 살아가는 역사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벽을 넘어 강을 건너 나를 찾아 오시는 그분을 가슴 활짝 열고 영접하여야 하며, 영원토록 그만을 사랑하리라는 뜨거운 고백을 드려야겠습니다.

지금 이 시간, 우리의 마음 문을 두드리시는 그분의 소리에 귀를 기울입시다. 그분의 뜨거운 음성을 나의 가슴에 채우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에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주후2013 092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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