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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출마 소동이 "위기의 이명박"을 살렸다.

by 해찬솔의 신학 2007. 11. 2.
이회창 출마 소동이 ‘위기의 이명박’을 살렸다
이명박은 국민을 바라보고 정면돌파해야
월간조선 
1. 이회창 소동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회창 출마 문제로 정국이 시끄럽다. 이명박에 대한 서운한 감정 표출 정도로 이해되던 昌의 행동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점차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을 포함한 범 정권교체 진영 내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기 시작했고, 패배감에 젖어 있던 여권은 지금 회심을 미소를 짓고 있다.

때문에 이명박 독주 양상의 싱거운 승부로 막을 내릴 것 같았던 이번 대선도 관중들의 흥미를 자극할 최소한의 요소를 구비해 가고 있는 느낌이다.

도대체 ‘이회창은 왜 대선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일까?’

일각에서 제기하듯이 이명박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렵겠다는 고뇌의 산물일까? 아니면 보수적 정체성이 불분명한(?) 이명박에게 정권교체의 과업을 맡기기에는 뭔가 미덥지 못하다는 가치 지향적 판단의 결과일까? 昌의 측근 서상목이 말한 것처럼 이명박 유고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애국적 자기희생적 결단의 고민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오랫동안 기회를 엿보던 昌이, BBK 등 여권의 파상적 네거티브로 확산되기 시작한 한나라당 지지층의 불안감을 감지하고, “지금이 바로 기회다” 싶어 출마를 위한 군불 떼기를 시작한 것일까!

이회창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그 이유를 어찌 알겠는가! 그렇지만 이회창이 지난 4년여간 보여주었던 행동을 통해 유추해 보건데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이나 보수주의적 가치에 투철하고자 하는 발로가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적어도 그런 고민의 발로였다면 지난 5년간 그가 노무현 정권에 의해 대한민국의 헌법과 국가정체성이 유린되고, 민생이 도탄에 빠질 때, 수없이 많은 애국 인사들이 거리로 인터넷으로, 교육과 강연과 투쟁의 현장에서 땀을 흘릴 때 사실상 은퇴한 실업자 신세의 老정객처럼 방관했던 창의 지난 4년 세월을 설명할 길이 없다.

또 그렇게 이명박이 정권교체 부적합 후보라고 판단했다면, 스스로 한나라당 경선에 직접 참여하던지, 아니면 박근혜 지지 등을 포함 어떤 식으로든 경선에 개입했어야 옳았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여권의 네거티브로 인한 이명박의 지지율 하락을 기대하며 기회를 엿보았고, 경선에서 패배한 박근혜 진영의 처지를 어떻게든 이용하려고 짱구를 굴리는 모습에 가까웠다. 그리고 정치의 중심에서 배제되고, 이명박 체제 하의 내년도 총선 전망이 어두운 정치지망생, 퇴출 정치인들의 부추김을 적당히 즐기는 태도를 취해왔다.

한마디로 이회창 출마(설)는 국민적 심판을 받고 물러난 한 老정객의 꺼지지 않는 권력욕이 “어쩌면 나에게도 찬스가 올 수 있겠다”는 정국상황에 대한 주관적 판단과 맞물린 소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권력욕! 그것이 뭐 그리 큰 잘못이겠는가! 인간은 누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타오르는 권력욕을 갖고 있으며, 특히 정치인이나 정치일선에서 물러난 이들의 모든 행동 또한 그 권력욕이 배경인 것을.....

문제는 그가 최근 불태우는 권력욕이 실은 자신을 두 번씩이나 쓰러뜨렸던 97년, 2002년의 반칙과 부정의의 칼날에 기대어 있으며, 그로 인해 인간 이회창은 마지막 남은 명예회복의 기회는 물론 인간 이회창의 마지막 정치적 자산마저 완전히 탕진하는 추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97년 이인제가 당선가능성이라는 논리로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며 적전분열을 야기했던 바로 그 방식과, 2002년 여권의 네거티브로부터 끊임없이 위협받았던 바로 그 상황을 이제 이회창 자신이 그의 권력욕을 실현할 도구로 이용하고 있으니, 어찌 그가 원칙과 정의의 이름으로 명예회복을 바라고, 자신과 대한민국이 당한 정치공작의 범죄성을 증명해내며, 정권교체의 대의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본능적 욕구 앞에 나약하기만 한 한 노 정객의 추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그저 씁쓸할 뿐이다,

2. 이회창, 후보등록 어렵거나, 중도 사퇴하거나?

그렇다면 과연 이회창은 출마할 수 있을까? 그리고 출마를 한다면 완주할 수 있을까? 이회창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지 못했으니 그 심오한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필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상정 가능하다고 본다.

첫째,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명분 축적과 여론 떠보기를 시도하지만, 결국 적전분열 이적행위, 제2의 이인제, 대선패배 책임론, 차떼기원죄론 등 비등하는 비판 여론 앞에 무릎을 꿇고, 출마의 뜻을 접는 경우

둘째, 이명박 유고 (△네거티브에 따른 지지율 급락 △테러 등 신변 이상)에 한 가닥 기대와 명분을 의탁한 채 출마는 하지만, 갈수록 강화되는 양강 압축 대결구도 속에 정권교체 세력 내의 표 분산, 사표 방지심리 등의 난관에 봉착해 결국 후보 단일화라는 명분을 찾아 사퇴하는 경우

왜냐하면, 이회창이 독자 출마해 완주하는 경우는 자신을 통한 대선승리의 전망이 확실하지 않는 한 상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이회창 중심의 정권교체가 성사되려면 이명박이 낙마하던지, 유고 상황이 발생하던지, 이명박보다 이회창이 지지율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거의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이명박의 지지율은 도덕성 위에 서 있지 않다. 때문에 설사 치명적인 네거티브가 그를 강타한다 해도 결정적으로 이명박을 쓰러뜨리기 어렵다. 이것은 이미 경선 과정을 통해 증명되었다. 지금보다 훨씬 강도 높은 네거티브가 지난 2월부터 8월 경선이 끝나는 날까지 수개월동안 이명박을 괴롭혔지만 이명박을 쓰러뜨리지는 못했다.

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설사 이명박에게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도 계속 이명박은 지지하겠다는 유권자가 전체 지지층의 70%에 육박한다.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층이 모두 이명박으로부터 이탈한다 해도 이명박은 최소 35%이상의 굳건한 지지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조사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것은 국민이 이명박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는 이유가 도덕성이나, 무슨 지고지순의 가치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로지 그가 집권하면 지금보다, 노무현과 그 일파들이 집권했을 때보다 먹고 살기가 좀 나아지지 않겠냐는 강한 기대 때문이다. 이명박의 장사꾼적 기질, 현장성, 유능함,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추진력과 집념, 의지에 기대려는 유권자 다수의 고단한 삶이 반영된 결과다. 때문에 그에 대한 지지는 도덕성에 결정적 하자가 생긴다 해도 그렇게 쉽게 바뀌기 어렵다.

따라서 이회창은 출마를 한 그 순간부터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명박의 지지도를 능가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정권교체 대표후보로서 명분이나 실질면에서 이회창은 결정적 하자를 안고 선거전에 임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이번대선의 양강 구도적 성격과 정권교체 열망 속의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이회창 지지율의 추락이라는 경향적 추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회창 출마시 14%라는 현재의 지지율은 그래서 허상에 불과하다고 봐야 한다. 한나라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후보라는 점은 이 같은 경향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다.

이회창은 이 같은 상황을 과연 견뎌내며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필자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그의 나이 73세,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달성하지도 못한 채 구멍가게 수준의 한 정파 수장 노릇을 하며, 마지막 정치인생을 보내기에는 그의 남은 정치인생은 너무도 짧고 초라하다. 그것은 오직 창을 이용해 정치적 부활을 꿈꾸는 퇴물이나 이명박 체제 아래서는 미래가 없는 정치 열등생들이나 상정할 수 있는 원망에 불과할 뿐이다.

이명박 유고의 상황이 그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명박 유고는 곧 이회창 유고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이명박 유고를 일으킬 세력이 우파 스페어 후보 이회창을 가만히 내버려 둘 것이라는 가정은 대단히 비현실적 추정에 불과하다. 특히 이명박 유고가 그렇게 걱정이었는데도 그동안 법개정을 위한 대중운동의 일선에 나서지 않았던 이회창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주장은 출마를 위한 궁색한 구실 찾기에 불과하다고 국민들은 인식할 것이다.

때문에 필자는 이회창이 후보 등록 직전에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 직면한 적절한 명분을 만들어 출마의 뜻을 접거나, 후보 등록을 하지만 쏟아지는 정권교체세력 분열 책임론과 지지율 1위 후보 이명박에게로의 범보수층 결집 현상을 목도하고 자의반 타의반 후보를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3. 이회창이 위기의 이명박을 살린 이유?


이렇게 본다면 작금의 이회창 출마(설) 소동은 결코 이명박에게 불리하지 않다.

오히려 지지율 50%의 고공행진이 만들어 낸 피로감, 대세 안주로 인해 생기기 시작한 위기의 징후들을 반전시킬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① BBK 등 불리했던 네거티브 국면의 전환

무엇보다 이명박 네거티브 국면이 후보 구도 짜기 국면으로 이동하는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월요일부터 BBK 등 이명박 네거티브 이슈 관련 보도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또 “BBK 사건” 등 네거티브 이슈로부터 유권자의 시선이 분산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언론의 균형보도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정동영이나 여타 후보보다 한나라당이나 이명박에게로 향한 유권자의 관심 및 주목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 같은 상황은 갈길이 바쁜 정동영의 발목을 잡을 것이며, 이명박 대선승리의 핵심 관건 중 하나인 네거티브의 효과적 방어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정치적 여건이 조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② 이명박에게 중도 부동층이라는 선물을 안겨주고 있다.

둘째, 중도 부동층이 선명 보수의 기치를 높이든 이회창의 출마설로 인해 이명박에게로 더 가깝게 접근하는 효과를 만들고 있다. 마치 클린턴이 중도를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보진영을 찾아 진보를 비판해 진보로부터의 의도적 비판을 자초함으로서 중도를 견인하는 효과를 얻었던 사례와 유사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정동영을 후보등록 직전까지 20%~30%대 박스 권에 묶어두는 효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된다.

③ 정권교체에 대한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예상된다.

이명박 지지층은 물론 한나라당 지지층에게 정권교체에 대한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이것이 전통적 보수층을 이명박에게로 강하게 결집시키는 효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10년 야당 생활을 하며 이인제 학습효과를 뼈저리게 경험한 한나라당이기에 당원들은 이명박에 대한 불안감보다 이회창의 독자 출마로 인한 정권교체의 차질을 더욱 크게 고려할 것이다.

④ 차떼기의 실질적 책임자가 등장함으로서 한나라당의 부패 원죄로부터 이명박을 분리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 당시 이명박은 후보도 당 대표도 아니었다. 그는 당무와는 거리가 먼 서울시장 직을 수행했을 뿐이다. 특히 그가 부자라는 점이 부정한 정치자금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다. 이는 며칠전 있었던 삼성 비자금 폭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2002년 대선 자금과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질 경우, 더욱 그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권노갑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정동영과 2002년 차떼기의 주역이 나오는 선거가 아닌가!

이는 한나라당 후보라서 이명박 지지를 주저하던 부동층에게 이명박 지지의 명분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필자는 이회창 출마(설)이 일정기간 (적어도 후보 등록 직전까지) 논란이 되길 기대한다.

4. 이명박, 이제 진짜 당신의 길을 당당히 가라!

마지막으로 이명박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괜히 이회창을 잡는다고 구차한 구애 행보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이명박답지 않은 모습이다.

장사꾼답게 경상도 사나이답게 자기 길을 가면된다. 이회창을 잡는 방법은 이회창을 찾고, 그 주변 인사를 다독인다고 달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이회창을 키워주고, 이회창 주변의 정치 열등생, 이명박 체제하에서는 길이 안보이는 퇴물 정객들을 더욱 기고만장하게 만들 뿐이다.

오직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을 향해 이명박의 비전과 전략, 이념적 도그마에 얽매이지 않는 경제살리기 해법으로 대선 후보 이명박 스스로를 장사꾼답게 판매하라. 이회창을 잡는 것은 이명박이 아니라 국민이기 때문이다. 기업을 일구며 닥친 수없이 많은 난관을 우회하지 않고 정면 돌파했던 이명박식 해법으로 당당히 맞서라. 미운 놈 떡하나 더 준다는 식의 “불만세력 달래기”로는 결코 이회창 출마 국면을 돌파할 수 없음을 명심해라!

이명박과 이명박 지지자들의 건투를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