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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여행· 취미

등산용 양말에 관하여

by 해찬솔의 신학 2011. 5. 13.

 

                                                              등산용 양말에 관하여


등산은 상당히 과격한 운동이다. 무거운 짐을 메고 비탈진 경사지를 오르내리며 하루 종일 혹은 며칠씩 걷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강한 체력은 물론 상당한 인내심까지 필요한 총체적 심신수련 방법이다.

운동 강도가 높다 보니 그만큼 육체적 정신적 고통도 심하다. 오랫동안 산행하다 보면 발은 물론 무릎과 허리에 충격이 쌓이고

심한 경우 고질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특히 발은 신체부위 가운데 가장 쉽게 고통을 느끼기 쉬운 곳인데, 이는 노면의 충격을

직접 받은 인체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좋은 등산화를 신어야 편하게 산행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로 통하고 있다. 이는 발을 보호하는 장비인

등산화의 성능이 산행의 성패와 직결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아무리 기능이 뛰어난 등산화를 신었다고 해도

양말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면 최적의 컨디션으로 등산을 즐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말의 기능도 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인들은 등산용으로 양말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이 이해가지 않을 수도 있다. 보통 일반 양말로도 가벼운

당일산행이면 산책에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는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가며 등산용 양말을 구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두대간 종주처럼 하루 종일 걷는 일이 연속되는 경우, 매일 양말을 갈아 신는 것도 한계가 있을 때는 어떨까?

땀과 먼지로 범벅이 된 면양말을 다시 신고 다닐 수 있을까? 하루만 지나도 널빤지처럼 딱딱하게 굳는 양말은 이미 양말로서

기능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발 보호가 제일 목적

그렇다면 등산용 양말이 갖춰야 할 기능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양말은 우선 물리적인 충격을 흡수해 발을 보호해야 한다.

비록 양말은 ? mm에 불과한 얇은 두께지만, 신었을 때와 신지 않았을 때의 발에 전해오는 충격의 차이는 상당하다.

요사이 대중적인 인기를 글고 있는 리지화는 대부분 신발 자체에 충격방지용 쿠션 층이 있지만, 가죽이나 플라스틱

중등산화는 특별한 완충장치가 없다. 때문에 중등산화 경우 두터운 양말이 발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양말이 젖거나 오염되었을 때도 이러한 성능은 크게 저하되지 않아야 한다.

또 발의 땀을 신속히 배출해 등산화 내부를 언제나 쾌적한 상태로 유지시킬 수 있어야 한다. 땀을 흡수만 하고 배출하지

않는다면 양말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젖어들어 더 이상 양말로서 기능을 유지할 수 없다. 물론 여벌의 양말이 있다면 갈아

신으면 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발이 젖은 상태로 심한 충격을 받으면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보온성능도 중요하다. 겨울철 발의 체온 유출을 막을 장비는 등산화와 양말뿐이다. 부실한 양말을 잘못 신었다가는 동상에

걸리기 쉽다. 때문에 특히 겨울철에는 등산용 양말 선택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첨단소재 적용 추세

등산용 양말에 적합한 기능을 가진 천연소재로는 양모를 꼽을 수 있다. 초창기 등산용 양말은 대부분 이 양모를 재료로

만들어졌다. 모양말은 보온성이 뛰어나고 쿠션이 좋아 겨울철에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양모 자체는 감촉이 거칠어

착용감이 그리 좋지 않다. 또 무게가 무겁고 세탁시 줄어들어 오랫동안 사용하면 신을 수 없을 정도로 작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양모는 첨단소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능이 뛰어난 소재다. 지금도 많은 유명 등반가들이 양모를 극한

모험용 소재로 적합한 것으로 꼽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이 양모와 합성섬유를 섞어 양자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도 나와 있다.

최근에는 합섬계열의 첨단소재를 이용한 등산양말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 양말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소재로는

쿨맥스(Coolmax), 서머스타트(ThermaStat), 라이크라(Lycra), 서맥스(Thermax), 드랄론(Dralon) 등. 이 첨단 소재들은

땀 배출이 신속하고 보온성능이 높으며 탄력성이 뛰어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제조사들은 양말의 용도에 따라 단일 원사로,

혹은 혼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등산양말 제조업체로는 한고상사를 꼽을 수 있다. 30여 년 전 등산양말로 시작해 지금은 종합레져용품회사로

성장한 저력있는 회사다. 여전히 등산양말 제조사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밖에도 국내에는 많은 업체가 OEM 및 자체

브랜드로 등산양말을 제조하고 있다.

직조법 발달이 큰 영향

요사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그 다양함과 차별화된 기능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등산양말의

기본기능에 충실한 제품이 가장 인기가 있지만, 기능성이 뛰어난 제품들은 누가봐도 탐이 날 정도다.

최근의 풍조로는 양말 속에 신는 라이너 양말을 생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는 것. 발에 물집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땀을

발산시켜 항상 뽀송뽀송한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는 쿨맥스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등산은 물론 스키나 격렬한 야외활동에 적합한 양말이다.

첨단 직조기술이 돋보이는 제품들도 많다. 발목과 바닥, 발등 등 각 부분의 재질과 구성을 달리해 착용감이 뛰어나고 탄력이

탄력이 좋으면서도 가벼운 제품이 있는가 하면, 양말이 발의 형태와 유사한 입체적 곡선을 지니도록 만들어진 첨단 제품도

있다.

세계적인 등산양말 제조업체인 미국의 위그웜(Wigwam)이나 스위스 로너(Rohner)의 경우 자체적으로 직조기술을 개발,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외부에 기술이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등산양말 산업도 첨단기술

보유가 생사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사안임을 알 수 있다. 일부 제품의 경우 타사가 흉내내기 힘들게 고난도의 직조법을

사용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최근에는 국내업체들도 이러한 첨단공법을 개발해 기능적으로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발바닥의 골을 따라 두터운

면을 비대칭적으로 배열해 신발처럼 오른발과 왼발용으로 구분된 제품(에델바이스 스마트양말과 코오롱 스마트울, 리미츠

트래버스 등)을 비롯, 맥반석을 원료한 원적외선 섬유를 이용한 등산양말(도레나라)을 생산하는 업체도 있다.

이러한 기능적으로 뛰어난 제품들의 단점은 무엇보다 비싸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여름용 쿨맥스 양말이 10, 000원 이내라면,

수입품들은 20,000~30,000원을 호가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부담이다. 하지만 본격적이고 험한 산행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제품들이다.

개인마다 산행 패턴이 다르긴 하지만, 장거리나 동계산행을 선호하는 등산인들이라면 한번쯤 눈여겨봐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