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수필

어느 순간 다가온 잊을수 없는 사랑

by 해찬솔의 신학 2007. 11. 28.
어느 순간 다가온 잊을수 없는 사랑   8  |1

재퍼님|2007.11.26 책 읽은기간 2일
사랑은 어느 순간 불같이 찾아온다. 그 불꽃은 서로가 처해있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달려들만큼 강렬하기도 하고 이후에 벌어지는 모든 상황조차도 무시한다. 시간이 흐르고 그 사랑의 무게가 옅어지면서 사랑엔 위기가 닥쳐오고 서서히 뒤를 돌아보게 된다. 세월이 지나고 그 뜨겁던 사랑이 식으면 우리는 그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기도 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이스턴 에어라인의 홍보활동을 위해 태국 방콕에 머물고 있는 촉망받는 호청년 히가시가이토 유타가에겐 부러울 것이 없었다. 학창시절 야구선수출신으로 건장한 체구와 함께 달콤한 마스크를 지녔으며, 전도유망한 회사의 젊은 인재이고,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완벽한 재색을 겸비한 미츠코와의 결혼을 겨우 넉달 앞두고 있을 만큼 모든면에서 유타카는 완벽한 젊은이였다. 그렇게 자신의 젊은 날을 일과 사랑에 빠져있던 유타카에게 누가 봐도 한 눈에 반할만한 여인 토우코가 나타난다. 마치 마법같이 다가온 그녀는 유타카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다. 순간순간의 이성이 유타카를 잡으려고도 하지만 토우코의 치명적인 유혹에서 유타카는 헤어나오지 못한다. 일반인은 상상도 못하는 오리엔탈 방콕호텔의 스위트룸 '서머싯 몸 스위트'가 그녀의 집이다. 그 스위트룸은 이제 유타카에게도 친근한 공간으로 변모해 있을만큼 둘의 사랑은 거침이 없다. 모든 시간을 쇼핑에 투자하고 그저 모든 순간을 즐기듯 소비하는 그녀는 그래서 유타카에게 늘 신비롭기만 존재다.



위험한 관계가 계속되면서 이제 방콕에 있는 유타카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유타카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불같은 4개월이 흐르면서 결혼식이 열리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어찌됐든 결정을 내려야하는 유타카에게 토우코가 여행을 제안한다. 그곳에서 토우코는 자신의 비밀을 밝히며 유타카를 그저 이용했음을 고백하지만 이미 유타카나 토우코 모두 그러한 문제는 상관하지 않을만큼 서로에게 빠져 있다.토우코는 유타카를 위해 방콕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둘은 수많은 관광객사이에서 오랫동안 부둥켜 안는다. 그렇게 토우코를 떠나보낸 그자리에서 유타카는 그녀의 체온이 잊혀지기도 전에 결혼식을 위해 도쿄에서 날아온 미츠코를 맞이한다. 그렇게 불같은 유타카의 격정은 기억속으로 사라진다.



안녕, 언젠가...
어쩌면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흘러왔다. 유타카는 자신의 젊은날을 뒤로 하고 성공한 경영자가 되어있다. 그리고 자신의 회사 이스트 에어라인의 방콕 취항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때문에 유타카는 25년만에 방콕을 방문하고 그의 숙소로 배정된 '서머싯 몸 스위트'앞에서 호텔의 직원으로 변해있는 토우코를 만난다. 아찔한 현기증 속에서 그와 그녀는 그저 눈물을 흘릴 뿐이다.





어느 순간 다가온 토우코를 선택할 수 없었던 유타카는 자신의 현실로 돌아온다. 순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유타카의 선택이었던 것처럼 유타카는 어찌보면 다분히 현실적이기도 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토우코는 떠나고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일생을 그를 그리워하고 그를 추억하고 살아간다. 현실적으로 본다면 순간은 영원할지 모르지만 그 추억에 얽매여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 그녀의 잘못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영원한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우리는 만나고 이별하고 그리워하고 또다른 만남을 위해서 가슴 설레어한다. 그리고 지나간 사랑은 추억과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누구도 모르게 우리들 가슴속에 숨겨진다. 이 세상과 이별하는 순간까지 그를 그리워했던 토우코는 유타카에게 그 순간이 자신에게 있어 생애 최고의 나날이었다고 말한다. 아마도 그렇게 지나간 시간의 순간순간들은 우리들에게도 어쩌면 잊을수 없는 추억의 한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영원한 행복이 없듯
영원한 불행도 없는 거야
언젠가 이별이 찾아오고, 또 언젠가 만남이 찾아오느니
인간은 죽을때,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거야

'시,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오는 날이면...  (0) 2008.01.18
그래도 당신을..  (0) 2007.12.23
이렇게 행복한 병이 있나요  (0) 2007.11.30
언제나 나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당신  (0) 2007.11.27
당신이 그리운데..  (0) 2007.11.05
[스크랩] ♥...같이 흘러가는 사랑  (0) 2007.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