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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황이 본 예수그리스도

by 해찬솔의 신학 2007. 6. 3.
교황이 쓴 ‘나사렛 예수’
A Portrait of Faith
베네딕토 16세는 예수의 재해석에 선을 그으며 신앙만이 세상을 구원한다고 말한다

예수는 과연 누구일까? 요즘은 기독교의 신을 두고 마치 신비스러운 과거를 지닌 잘 아는 사람인 양, 자기 편한 대로 말한다. 그런 행동을 뭐라 하는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유행이기도 하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브라질 방문을 계기로 성서 이야기를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이 또다시 부활했다.

거기서 예수는 기성 질서를 무너뜨리기로 결심한 사회 혁명가로 그려진다. ‘다빈치 코드’가 대대적 성공을 거둔 이유는 예수를 보통사람으로 보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의 갈망 때문이다. 처자식이 딸린 인기 있는 선각자였으나 초기 교회의 집단 이익 때문에 진짜 삶의 궤적이 왜곡된 사람으로 말이다.

어느 베스트셀러 목록을 봐도 “진짜” 예수를 다룬 학구적, 사이비학구적 서적이 넘쳐난다. 예수의 실체를 둘러싼 주장도 갖가지다. 현자, 신비주의자, 랍비, 애인, 아버지, 평화주의자, 금욕주의자, 선지자 등등. 기독교 사회 일각에서는 예수의 이야기 중 신빙성이 가장 빈약한 부분(동정녀 수태와 부활)을 믿든 말든 본인이 알아서 하도록 맡기기도 한다.

이런 해석의 범람을 두고 베네딕토 16세의 한탄 소리가 들릴 법하다. 교리에 정통한 신학자 출신인 베네딕토는 천천히 밀고 들어오는 서구 세속주의를 맹렬히 규탄해 왔다. 그의 눈에 뒤죽박죽인 최근의 예수 연구는 내내 같은 병폐의 다른 증세다. 모두가 근거 없는 주관적 주장이다.

“상대론이 판치는 세상이 됐다”고 그는 자신을 교황으로 뽑은 2005년 비밀회의의 벽두에 선언했다. “그 논리는 무엇도 결정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이들의 최종 목표는 순전히 에고와 욕망이다.” 세속주의에 대항하는 베네딕토의 해답은 그리스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