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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독도 대응의 계산법

by 해찬솔의 신학 2011. 8. 7.

 

 

 

                              독도 대응의 계산법

                                                                                                                                                                                        

                                                                                                                                                                                                           글 김한영 목사

 

  일본의 땅 욕심은 가히 전설적이다. 비교와 동경의 대상인 유럽 대륙과 미국 대륙에 비해 자신들의 몸집이 작다는 건 심각한 콤플렉스다. 그래서 남태평양 망망대해의 작은 섬에도 콘크리트를 쏟아 붓고는 자기 땅이라고 우긴다.

  이런 이웃 옆에 있으면 귀찮고 시끄러운 일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더구나 지진과 쓰나미에 취약한 자연환경에서 안전한 남의 땅은 그 욕심에 더 큰 불을 지핀다. 게다가 독도(獨島)는 일본에 잃어버린 옛 영화(榮華)의 상징이다. 굴욕적인 패전에서 독도라도 자기 땅이라고 우기면 쓰라린 속이 좀 풀릴까 싶은 것일 것이다.

 

  며칠 전 일본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세 명이 독도 관련 자료 조사를 명분으로 한국에 입국하려다 거부당했다. 초유의 사태다. 이제 한 일 양국 중 누가 어떤 이익을 보았고 누가 어떤 손해를 보았는지 1차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살펴볼 때다.

  일단 이번 1라운드 대결에서 승자는 없다. 한 일 양국 모두 패자다. 한국은 여당도 아닌 극우 성향 야당 의원들의 입국에 대통령까지 나서는 등 과잉 대응했고 특임장관은 독도까지 가서 자기 홍보를 연출했다. 독도에 관한 조용한 외교노선을 접고 최고지도자가 나선 이유는 국민들의 독도 사랑을 바탕으로 표심(票心)잡기에 주력한 건 아닌지 냉정히 따져볼 일이다.

 

  역사 문제나 독도 문제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일본 국민들이 이 사건을 계기로 영토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리에겐 분명 마이너스다. 일부 의원들의 방한문제가 처음 제기됐을 때 우파 성향인 산케이신문 정도에 1단 기사로 취급되던 사안이 이제는 주요 언론 매체들이 일괄적으로 다루는 주요 이슈로 무계가 실려 버렸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 역사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겠다라는 여론이 급격히 조성되고 있다.

  그렇다고 일본이 얻은 것도 없다. 야당이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보려 만든 무대에서 쇼 한번 제대로 못하고 퇴장당한 건 충분히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또 자신들의 도발에 한국이 결코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식한 계기도 됐을 것이다.

 

  지금 일본이 바라는 건 선례(先例)를 남기는 것이다. 한국은 이들에게 유리한 선례가 남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국회의원들까지 방한했다는 기록을 꾸준히 쌓아가면서 만에 하나 한국이 효과적이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국력이 약해졌을 때 강점하려는 그들의 속내를 읽어야 한다. 따라서 한국에서 자주 쓰는 실효적 지배라는 표현도 삼가야 한다. 독도는 그냥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해야 한다.

 

  이번이 끝이 아니다. 1라운드는 탐색전에 불과하다. 입국을 거부당한 의원들이 밝힌 것처럼 일본의 독도 도발은 다른 형태로 지속될 것이다. 이제 한국 정부는 외교 사안을 내치(內治)용으로 이용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적절한 눈높이 외교를 해야 하고, 정치인들은 자기 홍보용 행태를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담당 부서인 외교통상부와 법무부가 효과적인 전략으로 단호히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을 존중해야 한다.

  일본을 상대할 때 지켜야 할 첫째 원칙은 먼저 열 받으면 진다는 것이다. 집요하고 욕심 많은 상대보다 더 집요하고 더 철저해야만 우리가 이길 수 있다. 그리고 집요함과 철저함에 거품은 필요 없다,.

 

 

 

                                                                                                                                                                                                주후2011년 08월 06일